말레이시아 소비자는 품질, 인도네시아 소비자는 가격 중시 컨설팅·전시마케팅 등 국내 관련기관 지원제도 적극 활용을
◇한국에서 KMF 할랄 인증 취득하기… ‘현장 실사’가 관건 = 두 번째 발표를 맡은 KMF 할랄위원회 조민행 위원장은 “할랄 산업은 우리 기업들이 시선을 돌려야 할 블루오션”이라며 한국에서 KMF 할랄 인증을 취득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이슬람권에서 할랄 인증에 대한 인식이 대두된 것은 1990년대부터로, KMF 할랄위원회는 1994년도부터 할랄 인증업무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국내 수출업체들이 할랄 인증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인증 획득에 힘쓴 사례보다는 현지 바이어들이 제품을 수입하기 위해 할랄 인증이 필요하다며 신청한 경우가 더 많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할랄 인증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정부에서 ‘할랄 산업 지원 정책’을 펼쳤을 때부터다. 동시에 한류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무슬림들의 한국 제품과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구매력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은 할랄 시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할랄 시장으로 이뤄진 수출규모는 10억 달러를 넘겼다. 현재 KMF는 한국식품연구원(KFRI), (사)한국할랄수출협회, 미국 IFANCA와 업무협정을 맺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JAKIM, 싱가포르의 MUIS, 대만의 THIDA와는 교차 인증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재 민간 인증기관(MUI)에서 정부 산하 기관 ‘BPJPH’로 이관하고 있어 올해 10월 17일부터 인증 업무를 시작한다. KMF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협조로 현재 교차 인증 업무협정을 준비 중이다. BPJPH와 교차 인증이 가능해지면 인도네시아 역시 KMF 인증만으로도 수출이 가능해진다. 또한 KMF는 UAE의 ESMA, 태국, 터키 등의 인증기관과도 교차인증 업무협정을 준비 중이다. 조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그럼에도 KMF 인증을 받는 업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 2018년 기준 국내 300여 업체의 900여 품목이 인증을 획득했다. 대부분 식품이었는데, 완제품보다는 첨가물, 첨가제 등이 많았다. 최근에는 화장품이나 의약품 등의 인증에 대해 조금씩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KMF 인증 취득에 대해서는 '한국이슬람교 홈페이지(www.koreaislam.org)'에 자세히 설명돼있다. 현재까지는 이메일을 통해 서류 접수를 받고 있다. 조 위원장은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시스템이 완성된 후에는 온라인에 서류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접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따로 문의를 하지 않더라도 진행 단계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서류 접수를 완료하고 접수비와 공장 실사비를 납부하면 서류 검토가 시작된다. 서류 심사 완료 후에는 공장 실사위원과 일정을 협의해 현장 실사가 진행된다. 실사위원은 2인1조로 배정된다. 이 보고서를 가지고 다시 최종 심의를 거쳐 인증서가 발행되는데, 인증료를 납부해야만 인증서 원본을 받아볼 수 있다. 조 위원장은 “현장 실사 부문은 최근 인증을 진행하는 데 있어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라며 “교차오염을 가장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식품업체 같은 경우, 할랄 식품을 만드는 공간과 하람 식품을 만든 공간이 완전히 분리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기 중에서 발생하는 교차 오염도 방지해야 한다. 제품 원료를 보관하는 장소부터 생산, 완제품 포장, 창고 보관에 이르기까지 전용 구역을 마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할랄 전용 주차장이나 물류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면 좋다. 최근 한국 물류회사가 할랄 인증을 받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인증 받은 물류회사와 협력하는 것도 추천된다.
◇할랄 인증 취득, 그 후 주의사항은 = 이런 과정을 거쳐 할랄 인증 마크를 제품 패키지에 붙인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식품의 경우 알레르기 표시사항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제품은 돼지고기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시설에서 제조하고 있다’는 문구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조 위원장은 “해당 업체의 경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할랄 인증도 취득했고, 라벨링 시안을 제출할 당시에도 이런 문구가 없었는데, 실제 완제품이 수출될 때에는 그 표시사항이 적혀있는 국내용 패키지에 할랄 인증 마크를 붙여 나갔다”며 “그래서 말레이시아로 수출됐던 제품 전체를 수거하고, 다시 성분분석을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문제가 없어 바이어에게도 ‘제품엔 문제가 없으나, 패키지 표시사항에만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하고 이해시키긴 했지만 우리 기업들은 이런 표시 하나만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단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라마다 다른 규정도 주의해야 한다. KMF와 JAKIM은 알콜 성분을 0.5%까지는 인정해준다. 반면 싱가포르의 MUIS 같은 경우 0.1%까지만 허용된다. 또한 KMF와 JAKIM은 알콜 표시사항을 패키지에 기재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알콜, 비알콜(non-alcohol) 표기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문구는 넣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KMF 할랄 인증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만기 이전에 인증 받은 제품에 변동사항이 있다면 바로 KMF 위원회에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 위원장은 “할랄 인증을 받았더라도 마케팅, 제품력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사항들을 소홀히 한다면 분명 발목 잡힐 것”이라며 “이런 부분도 신경 써서 준비해주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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